시사칼럼

한국언론재단의 근무평점조작사건

daecho 2003. 1. 1. 14:36
정부산하단체로서 언론사업을 벌이는 한국언론재단이 지난 98년 구조조정에서 직원들의 근무성적이나 맞벌이 부부 등 정황을 무시하고 임의로 근무평점을 조작하는가 하면 살생부에 포함돼 있는 노조간부를 구제해주면서 근무평점 조작을 묵인해주도록 하는 등 인사난맥을 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5월7일,시민의 신문)

당시 정리해고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한국언론재단도 직원들을 감축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정리해고를 시켜 직원들이 억울하게 해고 당했던 것이다. 근무평점에 조작하고 해고되어야 할 직원을 살려주고 대신 다른 직원을 해고시키는 부당한 처사는 결국 전직원 유씨가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서울지법이 지난 5월 2일 해고무효판정과 함께 '언론재단측은 유씨에게 총 4천4백만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로써 드러났다.(5월7일,시민의 신문) 이 밖에도 당시 해고당한 심모씨도 한국언론재단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절차를 밟고 있다. 더욱이 해고대상이었던 노조간부를 구제하고 다른 직원을 대신 해고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또 사측과 노조측의 결탁가능성이 제기되어 당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노동이라는 것은 사회의 유지에 필수적인 생산활동을 말한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 그 대가를 얻으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노동을 통하여 생산이 생겨나는데 산업혁명후 생산수단을 갖고 있는 자본가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라는 계급으로 탄생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라고 하는 노동권이 생겨났다. 노동자들은 보다 강한 노동권을 갖기 위하여 노조를 결성하였다. 이러한 서구의 노조는 자연발생적이었으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다. 서구에서는 산업혁명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났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주도하여 작위로서 공업화가 단행되었다. 특히 박정희 정부때 공업화는 계획적으로 시작되었고 노동자들은 희생을 강요당했다. 그후 청계천 피복노동자 전태일의 분신이라는 희생을 통하여 본격적으로 노조가 결성되어 노동자들의 노조운동은 확산되었고 오늘날에는 노조간부라면 사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권력자가 되었다.

이 때문에 노조위원장 선거때에는 지나치게 치열하여 사고가 나기도 한다. 사내에서는 또 하나의 권력자가 생기게 되고 결국 노조간부 대신 다른 직원이 해고당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더욱이 정론직필을 생명으로 하면서 언론사업을 맡고 있는 정부산하단체인 한국언론재단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힘없는 노동자들의 가슴을 더욱더 아프게 한다.

본래 서구의 노조 내지 노동운동은 노동자 개인을 위한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일어난 운동이었으나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은 직장내민주화 운동으로서 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했다. 따라서 이들의 노동운동은 사회속에서도 민주화운동에 기여를 했다. 그러나 현재의 직장내 노동운동은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되어 자기들이 지원하는 사람이 노조위원장이 되면 덩달아서 간부가 되어 권력을 만끽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이들 대신 힘없는 다른 직원이 희생당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심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