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시대착오적인 대법원 판결

daecho 2004. 9. 3. 16:25

 대법원이 국가보안법폐지에 대하여 무장해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국보법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찬양, 고무죄 등을 적용하여 징역 2년6월의 원심을 확정했다는 것은 심각하다.


 현재 금강산도 해로 뿐만 아니라 육로로 여행가고 개성공단 공사도 진행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판결을 했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이다. 대법원 판례는 훗날 뒤집어지는 사례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데 그와 같은 판결문을 작성한 대법관의 의식이 참으로 의심스럽다. 그 대법관은 박정희 시대에 반공교육을 너무 감명 깊게 받았기 때문에 아직도 그것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얼마 전 헌법재판소의 ‘국가보안법은 합헌’이라는 판결을 다시 증명이라도 하듯이 대법원도 덩달아 움직여 잉어가 뛰니까 망둥어도 뛰는 것과 같은 쇼를 보여 주었다.


 그들 모두 사법시험을 객관식은 물론 주관식마저도 기계와 같이 써서 법관이 되어 오로지 과거 정권에 충견노릇을 하다가 대법관까지 올라 기득권세력에 붙어서 그 같은 판결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의 판결을 볼 때 “사법제도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민이 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시대착오적인 판결을 보면 지난날 그로 인하여 많은 희생자가 나왔겠구나! 라고 생각된다. 전혀 사회에 대한 의식이 없는 채 법전만 들여다 보는 기능공과 같은 그들에게 민의 생존권을 맡겼으니 이 나라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


 그들은 스스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판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수호가 아니라 해치고 있다. 이러한 것도 모른 채 자신의 말이 진리인 것 마냥 뱉어내는 판결문을 보니 그 의식의 밑바닥이 훤히 드려다 보인다. 


 더군다나 국보법은 법의 정신에도 어긋난 것이다. 법이란 윤리의 최소한이며 윤리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여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하여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은 일제가 한국민을 철저히 수탈하여 최대한의 이익을 챙기려고 제정한 치안유지법의 전신이다. 이 법을 근간으로 하여 이승만 정권 때 만든 국보법은 사회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올바르게 인도하려는 많은 양심가를 감옥에 넣은 법이다. 따라서 이 법은 민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득권 세력의 정권유지를 위한 어용법으로서 악법인 것이다. 


 또한 이 법은 임금이 만든 법을 갖고 관료가 민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던 한비자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한비자의 사상을 갖고 전국을 통일했던 진시황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혹독한 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진나라는 10여년 만에 멸망하고 말았는데 이것까지 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법으로 말미암아 무고한 시민이 징역을 살아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2천여년 전에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독배를 마시고 황천길로 갔던 일을 오늘 대한민국 땅에서 젊은 시민이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선을 베풀고 악을 없애려는 것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을 철저히 계승하고 있는 꼴이 되었다. 물론 대법원은 그러한 지난날의 악을 계승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오직 법조문을 읽는 기계이자 기능공일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