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리버풀 원정에서 패하면서 우승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몰락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너무 지나치다. 결과는 2-0으로 패했으나 그것은 램파드의 퇴장으로 인한 것이므로 심각한 것은 아니다. 그의 퇴장은 순식간에 전세가 리버풀로 기울게 하였다. 그 전까지 첼시는 리버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더욱이 램파드는 볼을 먼저 건드렸기 때문에 퇴장을 당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의 발바닥이 보였기 때문에 퇴장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볼점유율 면에서 리버풀과 대등하였고, 중원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미드필더들이 공격수에게 정확한 패스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였다는 데에 있다. 그것은 홀딩의 부재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왜냐하면 홀딩이 없어서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방 침투패스를 넣으면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는 램파드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과정에서 퇴장을 당하였다.
그동안 마케렐레가 홀딩을 수행하여 왔으나 지금은 그가 없고 그 자리를 메울만한 미드필더가 없다. 그 자리에 미켈이 지키고 있으나 그는 홀딩이 아니라 공격적인 플레이메이커의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마케렐레와 같은 홀딩을 수행한다는 것이 어렵다. 그나마 수비가 강한 미드필더로서 에시앙이 있지만 현재 부상중이기 때문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뼈아프다.
홀딩의 부재로 인하여 중원의 수비에서 뚫리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슈팅으로 이어지면서 위기를 겪게 되었다. 그 와중에 알렉스의 육탄방어가 돋보였고, 체흐의 놀라운 선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애쉴리 콜이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자칫 자책골을 먹을 수 있는 위험적인 수비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반면에 램파드와 발락이 지나치게 수비에 가담하면서 아넬카에게 제대로 패스를 공급하지 못하였다. 발락은 수비와 공격 모두 균형이 잡혀있고,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이지만 램파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공격을 전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하여 홀딩 미드필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에시앙이 출전할 때 까지 첼시는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홀딩을 영입해야 하는데 이적시장이 끝났기 때문에 어렵게 되었다.
스콜라리가 포백 앞에 미켈을 두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미켈이 공격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포백 앞에 있는 것이 별로 수비에 도움이 안된다. 차라리 발락을 포백 앞에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최선은 아니고 단지 홀딩의 부재를 막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다. 발락 앞에 미켈을 두고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기고 그 앞에 램파드를 두어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한다면 아넬카에게 양질의 패스가 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이아몬드형 4-4-2로 바꾸어 포백 앞에 발락을, 그 앞에 미켈과 데쿠를 그 앞에 램파드를 두고 공격수로는 아넬카와 칼루를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넬카와 드록바 콤비가 제대로 안맞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빼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드록바를 빼는 것이 좋다. 드록바 대신 칼루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아넬카와 콤비를 이루는 것이 낫다. 아넬카를 정면에, 칼루를 약간 측면에 두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넬카는 전형적인 타겟맨으로서 센터포드가 제격이지만 칼루는 센터포드 뿐만 아니라 윙포드 역할도 잘 맞기 때문이다. 아넬카는 윙포드 뿐만 아니라 약간 측면에서도 잘 안맞는다. 드록바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들은 콤비를 이루기가 어렵다.
앞으로 에시앙이 출전하게 되면 그를 포백 앞에 두고 발락을 플레이메이커, 그 앞에 램파드를 두고 전방패스와 중거리 슈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지금의 출전선수만으로도 상당히 우수하다. 안필드에서도 중원에서 밀리지 않고 전반전에는 오히려 볼점유율에서 앞선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한 실점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존 테리의 강렬한 의지가 발휘된다면 그러한 것도 잘 막을 수 있는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그것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앞으로 아스날과의 경기 외에 빅4경기는 없다. 현재 첼시의 패배는 4패이지만 빅4에게만 패한 것이다. 따라서 첼시가 앞으로 중위권과 하위권 팀을 상대로 승점을 얻어 우승을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물론 맨유가 승점을 잃는다는 전제하에 그러하다. 그러나 현재 맨유의 상승세를 보았을 때 그러한 일이 쉽게 일어날 것 같지 않다. 특히 맨유의 포백은 프리미어 최고이기 때문에 쉽게 지지 않는다. 베르바토프가 적응을 끝냈고, 호나우두의 득점포가 가동되었다. 더욱이 맨유는 리버풀과 아스날의 경기 모두 홈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현재의 추세라면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하위권을 상대로 연승할 가능성도 높다.
첼시가 홀딩의 부재와 셋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극복한다면 리그우승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 물론 그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러나 그러한 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올시즌 무관으로 끝날 수 있다. 단지 위안이라면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카드를 얻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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