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비겨도 좋은 경기에 출전하는 박지성

daecho 2009. 1. 21. 14:53

 

칼링컵 준결승 더비와의 2차전에서 박지성은 또 결장했다. 지난 프리미어리그 위건, 볼튼전에 이은 3연속 결장이었다. 이 때문에 위기설, 배려설 등 많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벤치맴버에서도 제외된 사건을 두고 퍼거슨의 인종차별설까지 등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결장은 그동안 출전했던 경기를 보면 이미 예견된 일이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당일 컨디션을 보고 출전을 결정한다. 물론 그 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그것을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다. 만약 그가 인종차별 등의 주관적인 감정을 갖고 출전여부를 결정했다면 그동안 많은 트로피를 차지했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우선 박지성의 장점을 보자. 그는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상대방으로부터 볼을 가로채 직접 역습을 할 수 있는 롱패스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숏패스를 통하여 연결하기도 하고, 태클을 통하여 공격을 끊기도 하는 등 그 분야에서 다른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에 비하여 공헌이 많다. 그는 쉴 새없이 뛰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때문에 그로 인하여 공간이 생기고 그 곳을 통하여 공격이 보다 쉽게 전개된다. 그는 공을 잡고 있지 않았더라도 끊임없이 뛰기 때문에 그러한 공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또한 위치선정이 좋다. 특히 패널티박스 근처에서 위치선정이 좋아서 금밤이라도 골을 넣을 수 있다.

 

이것이 그의 장점이라면 단점은 그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위치선정이 좋지만 골을 제대로 넣지 못한다. 그의 가장 큰 단점은 볼컨트롤이 안좋다는 것이다. 좋은 위치에서 볼을 잡으면 발목을 사용하여 골키퍼의 빈 공간을 향하여 슈팅을 해야 되는데 그것이 제대로 안된다. 왜냐하면 발목이 부드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좋은 위치에서 볼을 잡아도 컨트롤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슈팅하기 때문에 골이 되지 못한다.

 

또한 볼터치가 안좋다. 상대의 패스한 볼을 잡으면 바로 슈팅 또는 패스할 방향에 볼을 놓고 나서 해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안된다. 예를 들면 슈팅하려면 볼을 정면에 잡아 두어야 하는데 터치가 좋지 않아 옆으로 두게 되고 또는 뒤로 받아서 그것을 다시 앞에 두려고 하면 너무 늦어 수비에 걸리고 만다. 이러한 볼터치가 좋지 않기 때문에 드리블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또한 크로스가 좋지 않은데 그것이야말로 윙어로서 제법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요즘 축구양상은 윙어의 크로스로 인한 골이 줄어들긴 하지만 그래도 크로스는 그들의 기본이다. 반면에 크로스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장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그의 경우 크로스를 하지 않고 중앙으로 돌파하면서 파울을 얻어내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장점으로 되기도 한다.

 

이러한 그의 성향은 공격 보다 수비에 장점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 출전하기 힘들다. 단지 비겨도 좋은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리그에서 빅4와의 경기는 비겨도 나머지 중하위권팀을 상대로 이기면 되기 때문에 그가 출전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 4강 등에서 출전했던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유는 반드시 이겨야 되기 때문에 공격적인 선수를 우선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더비와의 홈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정경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홈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칼링컵 경기에서는 유망주와 비주전들을 출전시켜왔다. 그러나 박지성은 유망주가 아니고 이미 주전급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다.

 

다만 문제는 위건과 볼튼전에서 제외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볼튼전에서 제외 된 것이 문제였다. 왜냐하면 위건전에서는 그 전에 많은 출전을 했으므로 휴식을 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가 출전하지 않았을지라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볼튼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 경기를 이기면 리그 1등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을 통하여 이겨야 한다. 그래서 박지성의 자리에 보다 공격적인 호나우두와 플래처를 둔 것이었다.

 

앞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려면 단점을 극복하여 그것을 장점으로 돌려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볼컨트롤이며 그것은 부드러운 발목으로 인하여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지금 극복기하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소년 시절에 이미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고 그의 최대장점인 성실한 플레이를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