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를린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창이다. 지난해 북경올림픽에서 100m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또다시 세계신기록을 깼다. 그의 신기록은 자신의 기록을 깨는 것이었다.
그러한 지구촌 육상축제에 한국은 아직까지 신기록이 아닌 금메달 그것도 아닌 동메달마저도 한 개가 없다. 가장 기초적인 체육으로서 육상이 너무 취약하다. 육상은 올림픽에서도 가장 메달 수가 많은 종목이다. 정부의 막대한 투자로 이루어진 국가대표선수들이 집단으로 훈련하는 태릉선수촌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초체육인 육상에서 메달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사실상 태릉선수촌은 종합이 아니라 일부 종목선수들의 훈련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의 투기종목과 양궁 등 일부종목이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정부가 체육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태릉선수촌을 운영하는 것은 국위선양을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메달을 딴다고 해서 과연 국위선양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대다수 사람들이 가장 최근에 열렸던 북경올림픽에서 종합순위 1, 2위 정도를 기억할 뿐이지 그 이하의 국가를 과연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과연 세계인들이 코리아를 기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한국의 경제력은 10위권이라고 하지만 국가브랜드가치는 33위 정도라고 한다. 태릉선수촌과 같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데도 불구하고 국가브랜드가치가 경제력 보다 훨씬 처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만 보아도 체육이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일부 체육인들을 위하여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은 헌법의 기본원리인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모든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생활체육에 투입하는 것이 옳다. 태릉선수촌이 비대해질수록 생활체육에 대한 예산은 줄어들 것이다. 국가대표 체육인들에게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있게 하고, 세계무대에서 메달을 딴 일부 체육인들에게 연금을 주게 되면 그만큼 일반국민들에게 필요로 하는 생활체육은 도외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부체육인들이 돈을 버는 만큼 대다수 국민들의 건강은 뒷전으로 밀려나 질병으로 고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건강보험이 잘 돼 있어서 중병에 걸려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기 같은 작은 병을 치료하기에는 좋지만 암과 같은 중병은 돈이 없으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죽을 날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생활체육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국민들의 중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엘리트 체육인들을 양성하는 것 보다 생활체육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동네마다 잔디축구장 등 공만 있으면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하려고 해도 미리 예약을 하고 돈을 내야 하는 현실에서 국민건강이 유지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태릉선수촌을 없애고 동네마다 필요한 잔디운동장 또는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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