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5분경 골을 먹었을 때 이미 졌다는 생각을 대다수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동점골은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게 해주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한국 보다 한 수 위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경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넣은 킬패스를 황희찬이 받아 역전골을 넣은 것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얼굴부상과 그 동안 기대에 못미치는 경기로 인하여 혹시나 깨진 보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 킬패스는 진짜 보석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 장면은 호날두를 롤모델로 하는 손날두가 진짜 호날두를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오히려 호날두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어이없는 슈팅을 하여 한국팀을 도와주었다. 이제 더 이상 손날두가 아니라 EPL에서 외치는 쏘니이자 한국팀 주장 손흥민이고, 오히려 호날두가 손흥민을 롤모델로 삼아야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의 교체로 인한 퇴장은 지는 해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역전 골을 도운 손흥민의 킬패스는 뜨거운 빛을 발하여 전세계 축구팬들을 달구는 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반전의 한국팀 수비는 단단했고, 김승규의 선방은 눈이 부셨다. 가나전에서 무너진 수비조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점은 남아있다. 전반전 초반에 골을 내준 상황은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반복돼서는 안된다. 수비수는 골을 가진 공격수 뿐만 아니라 패스를 받을 수 있는 다른 공격수를 놓쳐서는 안된다. 그러나 그 때 양자 모두 놓치면서 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 이후 한국의 수비는 좀 더 단단해졌지만 볼을 가진 상태팀 선수를 더 압박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면에서 포르투갈 선수들의 수비를 배워야 한다. 손흥민이 볼을 가졌을 때 여러 명의 수비수들이 동시에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그 수비를 뚫고 황희찬에게 패스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손흥민이 너무 빨라 그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 모습은 그야말로 세계 최고선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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