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검찰개혁,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

daecho 2003. 2. 5. 13:38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부패를 막으려면 세력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정치이념인 유교 특히 맹자의 민본주의에 입각한 왕도정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제도적인 장치가 있었다. 그 제도가 바로 대간제도였다. 대간은 사헌부와 사간원으로서 전자는 감찰, 탄핵, 수사기관이었기 때문에 오늘날 검찰과 감사원을 합친 기관과 유사하다. 사간원은 주로 상소를 통하여 왕의 집정을 비판하기 때문에 오늘날 언론기관과 같은 역할을 했다. 이러한 대간은 왕은 물론 고위정치관료를 탄핵하였고 자신들의 직속상관인 대사헌, 대사간을 탄핵하기도 했다. 그들은 한번 상소를 올려서 수용이 안되었을 때 3번까지 하다가 그래도 왕이 수용하여 관련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평범한 사대부로 돌아간다. 혹은 탄핵하다가 왕의 미움을 사서 좌천, 파직, 하옥 등을 당하기도 한다. 특히 독재가 강했던 태종과 세종초기에 그러한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그러한 관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권력자에게 이용당하는 일도 있었다. 아무튼 이러한 대간들의 활약으로 세력균형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며 이 때문에 부패를 막을 수 있어서 민생이 안정되는데 기여를 했다. 사실상 조선이 5백년이 넘는 세월을 버틴 것도 민본주의에 입각하여 세력균형을 잘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94년 갑오개혁 때 대간제도는 폐지되었다. 갑오개혁은 친일개화파가 주도하였으나 실제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한 일본이 막후에서 그들을 조종하여 이루어졌다.

해방 후 한국정부는 유럽식과 미국식을 적당히 버무려서 검찰제도를 만들어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의 검찰은 정치권의 하수인이며 민에게는 제왕같은 존재이다. 검찰총장은 물러나고서 곧 바로 국회의원 뺏지를 달고 법사위에서 활동한다. 예전에는 국회에서 만든 법으로 약한 민들을 잡아다 족쳤지만 이제는 법을 직접 만드는 위치에서 검찰총장을 주무르니 얼마나 통쾌한 일이겠는가! 그들은 민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 정치인들의 사냥개 노릇하며 만만하게 보이는 민을 잡아들여 주객을 거꾸로 만들어버렸다. 민이 낸 세금으로 봉급을 받기 때문에 그들의 주인은 당연히 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의 혈세를 받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을 주인으로 섬기니 앞뒤분간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민의 지팡이라고 말하지만 그 속에 감춰둔 칼을 빼들고 민을 향하여 휘둘러 대면서 마치 제왕처럼 군림하니 어찌 부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피의자를 심문할 때도 너무 가혹하게 구타를 하다가 죽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더 이상 할말이 없다. 피의자라는 것은 혐의가 있는 것이지 범죄자라고 단정 할 수는 없다. 범죄자라고 할지라도 구타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권침해이다.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바로 잡는 검찰이 거꾸로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개개인이 걸어다니는 독립된 정부기관이라고 스스로 뻐기지만 그들은 정치권력자들의 사냥개에 불과하니 누가 그들을 믿겠는가? 검찰총장은 정치권력자들의 사주를 받아서 전국에서 터지는 사건에 대해 수사, 기소를 하라느니 말라느니 일일이 간섭을 하기 때문에 전국의 검사가 1천4백명이 넘지만 진짜 검사는 1명밖에 없는 셈이다. 나머지는 리모콘을 쥔 총장의 로보트에 불과하다. 그들은 조선시대의 대간처럼 왕은 물론 고위정치관료를 탄핵하기는 커녕 그들의 사냥개가 되어 힘없는 민들만 잡아다가 때리고 욕한다. 직속상관이 불법적으로 명령을 내린다면 불복종으로써 대응하면서 그들을 탄핵, 수사하고 기소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직속상관을 조선시대의 왕보다 더 높게 우러르고 있으니 상관의 잘못된 명령에 불복종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조차 힘들 것이다. 더욱이 사법시험동기가 검사장이 되면 모두가 사표를 낸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한 관행을 이어가는 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 상명하복인 검찰 내 관행 때문에 그런다고 하지만 일제의 군국주의를 아직도 계승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어리석어 보인다. 그들의 검찰총장은 일본의 히로이또 천황인가? 아니면 수상인 도죠 히데끼인가? 또한 상명하복을 보여 주기 위해서 그들은 탁자에 이마를 찍어가며 폭탄주를 마셔댄다고 한다. 그들의 폭탄주 관행은 일반인들에게까지 전파되어 한국은 세계최고의 음주국가로서 기록되는 영광에 일조를 누리고 있다.

그들은 잘못된 명령을 거부하고, 여의치 않다면 사직서를 제출하고서 변호사의 길을 가면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오히려 더 부자로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대간은 그만두면 부자가 아닌 이상 생활이 힘들지만 그래도 그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관행을 대대로 이어갔다. 하지만 검찰은 출세욕과 재물욕에 눈이 멀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높이 승진해야만 나중에 변호사가 되어도 전관예우를 받아 고소득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검찰의 행태를 들을 때마다 우리는 조선시대 보다 더한 왕권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의 허울만 뒤집어썼지 내용은 수백년을 거슬러 올라간 시대착오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많은 역사가들이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사회는 그 반대이다. 그들을 볼 때 마다 역사발전론이 아닌 역사퇴보론을 주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