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브리테니카에 의하면 이제 한국에서만이 존재하는 세계유일의 족벌체제 기업집단이다. 2차대전전 일본에서도 미쓰이와 같은 재벌이 있었지만 패전직후 맥아더에 의하여 강제로 해체되고 나서 6.25전쟁 이후 한국에서 새롭게 탄생되었다. 이러한 재벌은 민의 피와 땀으로 거대하게 탄생됐지만 그들에게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오히려 정치인의 손에 쥐어주면서 경제는 물론 정치까지도 쥐락펴락했다. 이러한 재벌은 당연히 개혁되어야 하나 그 길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재벌개혁을 외쳤던 참여정부가 다시 재벌을 비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부당내부거래, 세무조사에 대하여 고건총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늦추라고 지시했다. 왜냐하면 현재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벌개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노대통령은 재벌에 대한 수사를 늦추라고 검찰에 지시했고 신임검찰총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고건씨를 총리로 임명한 것부터 이미 개혁은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 항상 군부독재시절부터 고관을 역임하면서 해바라기의 길을 갔던 고건씨가 개혁을 외치는 참여정부에 총리로 재임한 것부터 이미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고총리만을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노대통령 자체가 개혁의지가 확고하지 못해서 그러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는 삼성, 엘지, 에스케이, 현대 등의 재벌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재벌들은 2002년 세계1백대 기업에 7개가 선정되기도 했다. 이것만 보면 한국은 세계6위의 경제대국이라고 한다. 해외에서는 코리아를 몰라도 이들 기업은 알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들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러나 소수의 재벌들이 나라경제를 쥐락펴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도 큰 법이다. 재벌들이 위기를 맞으면 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모는 작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국가경제의 핵을 이루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되면 어느 특정기업이 위기를 맞는다 해도 국가경제에 파급효과는 적을 것이다. 구미 선진국들은 수많은 전문화된 기업들이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이들 4개의 재벌기업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이 비대해진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었다. 그들은 박정희 정권 이후로 정부의 기획경제 아래서 기반을 다졌던 기업들이다. 당시 경제기획원에서 전략적으로 커왔던 기업들이었고 그 대가로 정치자금을 대주는 등 정경유착이라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다.
정경유착으로 인하여 탄생된 재벌의 총수들의 실제 주식소유는 주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마치 개인소유 하듯이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에스케이의 실질적인 총수인 최태원회장은 그룹전체를 사적으로 지배하기 위하여 부당내부거래를 하다가 검찰에 적발되었다. 더욱이 에스케이글로벌의 분식회계까지 밝혀지게 되었다. 분식회계는 투자자들을 속이는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재벌들의 고질적인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결국 이로 인하여 기아, 대우사태가 터졌었다. 그 후 정부 당국이 이를 철저히 수사하여 그 관행을 깨뜨렸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재벌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가 다시 이 사건이 터져버린 것이다.
이러한 재벌들의 부정을 그대로 둔다면 경영의 투명성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 때문에 해외투자자들이 안전하게 투자를 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하여 결국 국내경제는 고립될 수도 있다. 에스케이사건으로 인하여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원화가치가 절하된다고 하여 고총리가 재벌의 부당내부자거래는 물론 세무조사까지 연기한다는 것은 호미로 막을 일을 나중에 가래로도 못 막는 일까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검찰까지도 수사를 유보하겠다고 하니 이대로 가면 참여정부는 오직 재벌들의 눈치만을 보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슬로건만 재벌개혁이지 실제로 재벌비호정부이고 국민의 참여정부라고 하지만 재벌의 비리에 함께 참여하는 재벌참여정부로서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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