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의 경계에 있어 더욱더 특이하고 아름다운 알자스의 스트라스부르. 현재 그곳은 프랑스 영토이다. 그러나 2차세계대전 때 독일령이었고 그 이전에 프랑스령, 1차세계대전 이전까지 독일령이었다, 19세기 보불전쟁의 패배로 인하여 독일로 넘어가던 날 불어로 마지막 수업을 하던 모습을 그린 알퐁스 도데의 소설로 더욱더 유명해진 그곳은 저명한 인물로서 사르트르, 쉬바이처가 있다. 그리고 예술축구의 거장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있다. 그는 축구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한 경계의 도시출신답게 무척 개방적이다. 일본에서 감독생활도 했고, 영국출신 보다 아프리카 스페인, 프랑스 출신 선구들을 더 많이 기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박주영까지 영입하였다. 더욱이 거액을 들이지 않고 유망주를 키워내 오랫동안 챔스리그에 출전하였다. 더군다나 이름다운 예술축구까지 구사하면서.
하지만 그는 변하고 있다. 실리축구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거액을 들여 외질을 영입하였고, 2013챔스리그에서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그러한 축구를 구사했다. 그의 너무나 간절한 우승열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앙수비의 부실로 인하여 패하고 말았다. 그것도 홈구장에서. 실리축구를 하려면 수비가 튼튼해야 하지만 부실한 것이 문제이다, 이 때문에 예술도 아닌 실리도 아닌 그저 그런 경기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벵거는 예술이면서 실리축구였고, 패배는 단지 불운일 뿐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물론 그 경기에서 예술과 실리가 나타나기는 했다, 단지 조화가 되지 않아 패배했을 뿐이다, 결국 벵거는 예술과 실리축구 사이의 경계에 서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계도시인 스트라스부르 출산답게. 프랑스인 부모가 지어준 독일식 이름을 가진 그가 독일팀을 이기려고 소신까지 버리면서 실리축구를 구사했지만 그들에게 패배한 것도 아이러니하고 경계도시 출신답다.
실리축구를 한다고 해서 우승하고, 예술축구를 한다고 해서 우승을 못하란 법은 없다. 티키타카의 예술축구를 했던 바르셀로나가 21세기 들어 가장 많은 우승을 했던 것이 바로 그 예이다, 그러나 지금 그 팀은 감독이 바뀌면서 더 이상 예술축구를 하지 않는다. 이제 마지막 남은 약간의 예술축를 하는 팀은 벵거의 아스널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말쑥한 외모의 그가 축구장 보다 대학강단에서 예술철학을 강의하는 모습이 더 어울릴 것 같지만 이제 그는 예술에 실리를 접목시키고 있다. 물론 아직도 그는 그 경계선에 서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그만의 예술축구를 더 이상 보기 힘들다는 것은 팬으로서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팬들과 선수들 모두 실망할 수 있다. 그로 인하여 관중이 줄고, 선수들은 떠날 수 있다. 마치 앙리와 반페르시 처럼. 물론 잘되면 관중도 늘고, 좋은 선수들이 몰려 올 수도 있다. 그러나 팬의 입장에서 과거의 그가 추억으로 남을까 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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