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정약용의 민본주의와 파행국회

daecho 2002. 2. 4. 14:56

제목 : 정약용의 민본주의와 파행국회

조선의 실학 집대성자로 일컬어지는 다산 정약용은 백성을 바탕으로 한 민본주의 정치사상을 폈다.


백성들은 서로의 이익이 상충되는 것을 조정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을 추대한다는 것이다. 즉 "5가가 모여 1리가 되는 데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이장으로 추대하고 이장들이 다시 인장을 추대하고 인장들이 제후를 추대하고 제후들이 천자를 추대한다"고 '탕론'에 적고 있다. 따라서 나라를 다스리는 천자는 하늘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하늘의 명을 받은 것도 아니며 백성들에 의해 추대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장이 잘못 다스리면 5가가 끌어내려 다른 사람을 이장으로 추대하고 인장, 제후도 마찬가지다. 천자 역시 백성을 잘못 다스리면 내쳐서 다른 사람을 천자로 추대할 수 있다고 정약용은 주장했다. 따라서 하나라의 걸왕이 폭정을 실시했기 때문에 탕왕이 그를 죽이고 상나라(훗날 은나라)를 세운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천자는 백성들을 위해서 존재하고 백성들을 위하여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민본주의는 '탕론'외에도 '원목'에 나타나고 있다.

정약용은 사회의 최소단위를 5가로 정의했고 이것은 곧 가족집단을 기초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정치사상은 곧 공동체적인 것이다.

이러한 그의 정치사상은 현대민주주의 발상지인 영국의 민주주의와는 좀 다르다. 영국에서는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부르주아계층이 형성되었고 이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왕정에 대항하여 권리장전, 권리청원 등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하게 되었다. 영국의 민주주의는 바로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성립된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라고 일컫는다. 이를 통해 영국의 민주주의는 의회민주주의로 정착되었다. 주로 부르주아계층이 국민의 선거를 통해 의회에 들어왔고 여기에서 입법을 했으며 행정부, 사법부에서 집행했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러한 서구의 민주주의를 채택하여 국회에서 법률안이 통과되어야 법이 효력을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국민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국회의원을 뽑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원들은 민생법안 의결을 제껴두고 정쟁만 일삼고 있다. 이제 겨우 여야가 합의하여 등원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11월 24일 현재 10여일 남겨둔 정기국회에서 2백여 건이 넘는 민생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졸속으로 행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국민의 발을 묶는 악법이 아무런 여과 없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정약용이 보았다면 당장 의원들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심하게는 국회해산까지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또한 서구민주주의 입장에서도 허용 될 수 없는 것들이다.

국민들은 의원들을 국회에 가서 여야끼리 정쟁을 하라고 보내지는 않았다. 정쟁을 하더라도 민생법안은 철저히 살펴 의결해야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임무인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은 밤을 새더라도 민생법안을 철저히 조사하여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완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