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밀란이 자꾸 추락하고 있다. 08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스날에게 16강전에서 패배하더니 세리에A 5위를 기록해 아예 그 리그에 진출도 못하였다. 그 후 호나우징요를 비롯하여 플라미니, 센데로스를 영입하였지만 개막전에서 승격팀 볼로냐에 2:1로 패배하는 등 영 부활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꾸만 추락하고 있는데 과연 이번 시즌에 부활할 수 있는가? 그들의 부활은 UEFA는 물론 세리에A에서도 우승하여 더블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았을 때 그것은 꿈에 불과하다. 보다 현실적인 그들의 부활은 UEFA우승은 접어두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리그4위라고 할 수 있다.
07년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같은 영광은 앞으로 수년 동안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당시에도 그들은 운이 좋아서 우승한 것이지 실력이 좋아서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결승전에서 리버풀의 베니테즈 감독이 판단착오를 했기 때문에 밀란이 우승했던 것이다. 당시 전반전에서 미드필드를 장악했던 것은 리버풀이었는데 종료 직전 밀란이 얻은 프리킥 때 인자기의 어깨를 맞고 들어간 어이없는 골로 인하여 레이나 골키퍼가 흔들려 전세가 기울기 시작하였다. 골문을 잘 지키던 레이나가 그 후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후반전에도 미들필드에서는 여전히 리버풀의 우세였다. 그러나 베니테즈는 갑자기 잘하던 마스체라노를 빼고 크라우치를 투입하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빼고 최전방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넣고 최후 승부를 가리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곳에서 터졌다. 마스체라노가 카카를 잘 막았는데 그가 나가자 카카가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결국 카카의 전방 침투패스를 받은 인자기가 레이나를 제끼고 두 번째 골을 넣었는데 그것이 결승골이 되고 말았다. 카카의 패스를 받은 인자기를 보고 레이나가 너무 일찍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좀더 신중하게 대처하였으면 인자기의 두 번째 골을 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쿠잇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하였다. 베니테즈는 심판이 추가시간을 조금 주었기 때문에 패했다고 변명하였지만 많이 주었다고 할지라도 이미 승부는 결정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었다. 당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크라우치를 투입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조처였다. 하지만 마스체라노 대신 알론소를 빼는 것이 좀더 나은 판단이었다. 당시 알론소의 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플레이는 수비 보다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웠는데 당시 그것도 여의치 않았던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내용은 리버풀이 좋았으나 골에서 뒤져 밀란에게 우승을 선물하게 되었다. 따라서 밀란의 우승은 그들이 잘해서 얻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물론 네스타를 필두로 한 수비가 좋았기 때문에 우승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수비가 좋아도 골을 넣지 못하면 우승할 수 없기 때문에 결정적인 것은 공격에 있다. 그러한 공격의 핵은 카카였고 마스체라노가 나가면서 그가 살아나 결국 우승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밀란은 우승의 영광을 만끽한 채 전력 보강에 등한시하였고, 07-08시즌을 맞이하였지만 그들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챔피언스리그에서 일찍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5위에 머물러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기회는 충분히 있었는데 바로 여름 이적시장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적에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그들이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공격수이다. 현재 인자기가 있지만 부상중이고, 파투가 있으나 중요한 경기에서 빛을 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 밖에도 보리엘로가 있고 그가 앞으로 기대된다. 공격수 영입은 세브첸코가 있다. 그러나 그는 첼시에서 실패하였기 때문에 과연 지난날에 밀란에서 활약했던 당시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2년간의 공백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브첸코 보다 이름값은 좀 떨어지지만 젊은 공격수를 기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공백이 긴 선수가 부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데바요르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그 대신 세브첸코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에서도 피를로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물론 아스날에서 플라미니를 영입하였으나 그가 피를로를 대체할만 선수는 아니다. 플라미니는 스피드가 좋고 열심히 뛰지만 피를로와 같은 플레이메이커의 성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밀란은 카카와 비슷한 포지션인 호나우징요를 영입하였다. 그러나 카카와 짝을 맞추는 것이 쉬은 일이 아니다. 징요가 카카를 돕는 역할을 해야 밀란의 경기가 살 수 있다. 지금까지 카카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의식이 강한 징요가 카카를 돕는 역할에 만족할 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그가 불성실함으로 인하여 슬럼프를 겪고 있어서 제역할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아마도 그의 영입은 안첼로티 감독 보다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적인 배경에서 영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름값이 높은 선수라야 자신의 정치적인 명성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급한 것이 중앙수비수 네스타를 대체할 만한 백업이 필요하다. 현재 그는 부상중이고 그의 백업으로서 영입한 것이 아스날의 센데로스이다. 그의 영입은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우려되는 것은 센데로스가 종종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밀란의 문제점은 주전들의 지나친 피로였다. 하지만 그들을 대체할 만한 백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전들을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피로가 쌓여서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하였다. 올 시즌에 공격 중원 수비에서 여러명을 영입하였으나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다. 전성기에 도달한 선수를 영입하거나 미래를 보고 젊은 유망주를 영입했어야 하는데 한물 간 선수들을 영입한 것이 문제이다. 최근 세계 최고의 클럽이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을 영입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전성기인 선수들이 같은 리그에서 팀을 옮겨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미 그 시기가 지난 선수가 다른 리그의 팀으로 옮기게 되면 더욱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에도 밀란의 부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리그 4위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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