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베르바토프 영입은 드디어 호나우두에 치우친 골을 어느 정도 분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베르바토프는 최전방 뿐만 아니라 쉐도우 스트라이커 등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으며 골 뿐만 아니라 어시스트에도 상당히 능한 전천후 공격수이다. 특히 볼 키핑과 드리블이 뛰어난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맨유의 스트라이커 루니와 테베즈 등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만 베르바토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볼을 잡지 않았을 때 움직임이 적다는 것이 단점이다. 물론 볼을 잡았을 때 그의 능력은 특출나다. 볼을 잡지 않았을 때 움직임은 박지성 만큼 뛰어난 선수가 무척 드물다.
퍼거슨 감독은 이적마감일에 베르바토프를 영입하였는데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에 대하여 처음에 적극적이지 않다가 나중에 급박하게 뛰어들은 것으로 보여진다. 베르바토프 역시 맨유로 이적하는 것 보다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사실상 그의 스타일도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바르셀로나가 맨유 보다 더 어울린다. 단지 바르셀로나가 그의 영입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맨유로 발길을 돌렸던 것이다.
<개막 전후 득점력 저하>
맨유는 지난 시즌 호나우두의 골 덕분에 더블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루니와 테베즈의 이타적인 플레이 때문에 호나우두가 다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호나우두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맨유의 득점은 형편없었다. 커뮤니티 실드에서 포츠머드와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뉴캐슬과 1-1 무승부, 포츠머드에 1-0승리, UEFA 슈퍼컵에서 제니트에 2-1패배 등 4경기에서 3득점 1승2무1패를 기록했다. 승률도 낮을 뿐만 아니라 골도 3골로서 게임당 평균 1점이 안된다. 다만 위안이었던 것은 실점이 적어 게임당 평균 1점 미만이라는 점이다. 이 4경기에서 호나우두가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골이 적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빠져도 루니와 테베즈가 공백을 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에 퍼거슨이 베르바토프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상황은 퍼거슨의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자 적극적으로 베르바토프를 영입하였고 마지막날 3000만 파운드가 넘는 가공할만한 액수를 토트넘에게 지불하고 말았다. 베르바토프의 가세로 맨유는 더욱더 전력이 탄탄해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그의 가세로 맨유의 플레이는 보다 다양한 골을 생산할 것이다.
<06-07시즌, 단순한 역습 플레이>
베르바토프의 가세로 맨유의 플레이는 변할 것이다. 물론 지난 시즌 테베즈와 안데르손의 가세로 인하여 맨유는 06-07시즌 플레이에서 벗어났다. 06-07시즌 맨유는 호나우두와 긱스 등 윙어들의 크로스와 역습으로 득점을 올렸다. 중앙에서 캐릭의 롱패스로 통한 역습도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가끔 터지는 스콜스의 중거리 슛 등이 맨유의 전형적인 플레이였다. 그러한 플레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잘 통했고 그 덕분에 우승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그러한 플레이가 제대로 통하지 못했다. 특히 밀란과의 4강경기에서 그러한 플레이는 3-0 완패의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밀란이 볼 점유율에서 맨유를 압도했고, 그들의 촘촘한 수비는 역습을 허용하지 않았다. 더욱이 호나우두와 긱스도 그들의 수비에 맥을 못추었다. 당시 가투소의 수비는 역습 뿐만 아니라 윙어들의 플레이를 위축시켰다. 중원에서도 그들은 맨유를 압도했고, 카카의 빠르고 간결한 드리블을 이용한 공격에 맨유의 수비수들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였다. 현란한 드리블을 구사하고 수비수를 제끼는 능력이 탁월한 호나우두라고 할지라도 밀란의 카카에 비하면 장난에 불과했다. 특히 캐릭의 롱패스도 밀란의 수비수에 막혀 루니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였다.
밀란에게 참패를 당한 후 가투소와 카카와 같은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퍼거슨은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당시 박지성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면 양상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그는 뛰어난 기술을 가지지 않았지만 부지런하게 뛰기 때문에 미드필드에서 볼 점유를 좀더 많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치 가투소의 플레이 처럼.
<07-08시즌 테베즈와 안데르손 영입으로 중앙에서의 공격능력 배가>
그 이후 07-08시즌 퍼거슨의 영입은 테베즈와 안데르손이었다. 그들의 영입으로 인하여 보다 다양한 골이 생산되었다. 중앙에서 밀집수비형태에서도 골을 넣는 방식이 나왔던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역습과 윙어들의 크로스 방식에서 보다 다양화된 것이었다. 물론 윙어들의 크로스와 역습으로 인한 골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밖에도 전 시즌과 좀 더 다른 점이라면 주로 윙에서 플레이하던 호나우두가 중앙으로 이동하여 골을 넣는다는 것이었다. 좌우 윙어로서 스위치 플레이를 하면서 중앙으로 이동하여 골을 넣은 것이 주효하여 많은 득점을 만들었다. 그것은 루니와 테베즈의 이타적인 플레이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이타적인 플레이를 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골을 완성시키는 것은 호나우두였다. 그것은 이번 시즌 개막전후 호나우두가 없는 몇 게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베르바토프, 스위칭 포지션에서 플레이>
이번 시즌 베르바토프의 활약이 무척 기대된다. 그는 토트넘에서 로비 킨과 투톱으로서 활약했지만 맨유에서 그러한 포지션은 이루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스위칭 포지션으로 플레이할 가능성이 크다. 베르바토프가 최전방으로 갔다가 2선으로 물러나기도 하고 측면에서 플레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루니 테베즈와 서로 자리를 바꾸어 가면서 플레이할 것이다. 그렇게 플레이 했을 때 나중에 호나우두가 가세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토트넘과 같이 투톱 포지션으로 간다면 최전방에 베르바토프를, 쉐도우에 루니를 배치하게 될 것이다. 테베즈와 긱스를 윙어로서 기용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방식이라면 테베즈의 플레이가 제대로 살아나기 어렵다. 테베즈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등 주로 중앙에 잘 어울린다. 테베즈를 윙어로서 기용하면 나중에 호나우두가 복귀하면 그의 역할이 애매하게 된다.
이 때문에 그들 4명의 공격수들은 최전방과 쉐도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스위칭플레이를 했을 때 최적의 조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그들의 재능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러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베르바토프의 적응문제가 걸림돌>
다만 문제는 베르바토프의 적응이다.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을 때 전반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후반기에 제대로 활약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가 맨유에서 플레이할 때 적응으로 인하여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토트넘에서 투톱으로 고정적인 포지션에서 활약했으므로 맨유에서 스위칭포지션에서 제대로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토트넘에서 투톱으로서 최전방과 쉐도우를 오가면서 활약했기 때문에 맨유에서도 다양한 스위칭 포지션에서 준수한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유에서는 최전방 쉐도우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플레이해야 한다. 호나우두가 윙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면 그 자리를 베르바토프가 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이 쉽지 않을 것이다. 루니와 테베즈는 호나우두가 윙에서 중앙으로 쇄도할 때 그의 빈자리를 충분히 잘 매워주었다. 그러나 베르바토프가 토트넘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았을 때 미드필드까지 내려와서 플레이한 것을 보면 루니, 테베즈와 같은 이타적인 플레이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 시즌 맨유의 전망은 밝다. 이 때문에 이번 주 리버풀과의 안필드에서 대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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