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과의 경기에서 맨유는 70%가 넘는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을 무득점으로 끝냈다. 베르바토프 테베즈 호나우두의 콤비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베르바토프는 여전히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현상이 역력했다. 호나우두는 골 욕심을 지나치게 부려 베르바토프에게 패스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테베즈 역시 베르바토프와 콤비를 이루는 일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베르바토프 역시 최전방에서 볼이 오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이고 게으른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는 아직도 적응중이고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서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볼튼의 역습 더 위력>
반면 볼튼의 수비는 철벽에 가까웠고 가끔 역습을 하면서 맨유를 압박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들의 역습은 수없이 퍼붓는 맨유의 슛팅 보다 더 위력적이었다. 여기서 맨유수비의 단점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의 문제점은 역습을 자주 허용한다는 것이다. 볼튼의 역습을 끊어주는 홀딩미드필더가 없다는 점은 앞으로도 맨유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홀딩이 없다고 하더라도 벌떼같이 달려드는 맨유의 공격수들이 문제이다. 공격수가 많다고 해서 득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미드필더가 최전방 공격선으로 한꺼번에 올라갔을 때 다른 선수가 홀딩자리를 매워줘야만 상대의 역습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볼튼전에서 보여준 맨유는 두가지 다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맨유에서 홀딩으로 뛸 수 있는 선수는 하그리브스이다. 그러나 그는 부상이 많고 가끔 선발로 출전한다 해도 최근 윙어로 기용되고 있다. 그가 홀딩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기용되고 있는 것이다.
<홀딩맨이 중요하나 그것이 없는 맨유>
프리미어에서 홀딩으로 유명한 선수는 리버풀의 마스체라노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첼시의 마케렐레가 있다. 그들 때문에 리버풀과 첼시는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또 한번의 실수로 인하여 탈락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첼시는 마케렐레를 보내고 그 자리에 미켈을 투입하면서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라운드 맨유와의 경기에서 미켈이 지나치게 공격성향을 띠면서 중원을 비우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 때문에 맨유의 중앙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결국 세트피스 상황에서 칼루의 동점골로 겨우 무승부로 체면치레했지만 자칫 패배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처럼 현재 축구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홀딩맨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나 홀딩이 없는 현상황에서 맨유는 앞으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하위건 팀에게 고전을 할 수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어이없는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도 그러한 적이 종종 일어났었다.
반면에 홀딩이 없는 맨유는 전방 공격수들도 수비를 하는 것으로서 어느 정도 상대방의 역습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루니와 테베즈를 들 수 있고 윙어로서 박지성도 한몫하고 있다. 박지성은 공격 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이다. 그러나 그들이 상대선수를 놓치면 곧바로 역습을 허용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베르바토프가 수비를 안해주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사실상 그 뿐만 아니라 호나우두 역시 수비를 잘 안한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수비역할까지 주문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들의 성향이 수비수와는 거리가 멀고 그것을 강요하면 공격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슛팅과 득점에 문제가 생긴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해주워야 한다. 이 때문에 맨유에게 필요한 것은 홀딩에 능한 선수라는 것이 볼튼전에서 나타났던 것이다.
<패널티킥, 심판의 오심>
후반전에서 맨유는 심판의 오심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호나우두가 패널티박스에서 드리블 하다가 상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진 상황에서 심판이 오심을 했다. 수비수는 볼을 먼저 건드렸고 그 후에 호나우두가 넘어졌기 때문에 그것은 분명히 정당한 수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이 패널티킥을 선언한 것은 맨유에게 행운이었다. 사실상 행운이라기 보다 심판이 맨유의 권위 앞에서 공정성을 상실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올드트래포드에서 그것도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호나우두를 넘어뜨린 강등권의 볼튼 수비수에게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 보다 더 쉬울 것이다.
<볼튼, 골경정력 부족>
그 후 철벽 같았던 볼튼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에브라가 롱패스 해준 볼을 호나우두가 잡아서 패스한 것을 루니가 받아 그대로 슛팅한 것이 볼튼의 골망을 흔들고 말았다. 볼튼으로서는 너무 아쉬운 상황이었다. 볼튼은 원정경기에서 맨유와 무승부를 이룰 수 있었고 잘하면 역습기회를 살려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심판의 오심 때문에 모두 날려 버렸다. 역습에서도 무암바, 케빈 데이비스의 골결정력이 떨어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만약 아넬카가 있었다면 역습기회에서 득점을 했을 것이고 아마도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후반에서 돋보였던 것은 베르바토프가 고립에서 빠져 나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최전방에 타겟맨으로 머무는 데 벗어나 중원으로 내려와 플레이를 하면서 팀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더욱이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호나우두가 점차 활기를 되찾았고, 나니가 투입되면서 역시 공격에 활기를 띠었다. 후반의 공격은 그 듀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포르트갈 듀오의 지나친 골욕심>
그러나 포르투갈 듀오가 지나치게 골욕심을 부려 베르바토프에게 패스를 하지 않고 슛팅을 남발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후반전에서 베르바토프의 위치선정이 탁월했으나 여전히 그 듀오의 패스를 받지 못하였다. 그가 맨유의 전술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였지만 날카로운 슛팅과 패스는 남아 있었다. 그러나 공격의 중심이었던 듀오에게 패스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앞으로도 이 점이 계속 문제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수년전 타겟맨 반니와 윙어인 호나우두가 싸웠던 것이 되풀이 될 것 같다. 그것을 해결하려면 둘 중의 하나가 양보해야 한다. 양자가 모두 이타적인 플레이를 해쟈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필요>
호나우두는 급한 마음에 정면이 아닌 패널티박스 측면에서 슛팅을 했고, 베르바토프는 박스 안에서 패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시즌 호나우두는 윙에서 박스정면으로 돌진하여 득점을 많이 했고 그 자리를 루니와 테베즈가 매웠다. 골을 성사시키려면 호나우두가 박스로 돌진했을 때 베르바토프가 그 자리를 매워주어야 한다. 혹은 호나우두가 박스로 돌진하지 말고 베르바토프에게 크로스를 올려주든지 그렇지 않으면 박스측면에서 그에게 숏패스를 해주면 득점할 수 있었다.
호나우두의 이기적인 플레이는 그가 세계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 점을 그 스스로가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론 맨유가 더블우승하는데 그의 공이 컸기 때문에 세계최고라고 칭할 수도 있지만 실력으로 그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지금 보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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