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

이인화의 '시인의 별-채련기 주석 일곱 개'

daecho 2009. 1. 30. 01:02

소설과 논문은 그 방식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양자를 결합해서 쓸 수 있다.

그러한 점은 이인화의 '시인의 별-채련기 주석 일곱 개'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소설은 고려 충렬왕 때 시인 안현을 추적하여 쓴 것이다.

현존하고 있는 역사서에 안현이라는 시인이 나오긴 하지만 너무 짧다.

그것을 이인화가 추리하면서 주석을 달고 있다.

 

주석1에서 7까지 안현을 추적하면서 작가가 추리하여 쓴 것이다.

주석이라는 용어를 붙인 것이 특이한데 그 내용은 역사소설과 큰 차이는 없는 듯 하다.

단지 주석이라는 학술논문에서 나타나는 용어를 썼을 뿐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안현을 추리하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예를 들면 현재 돈도 인맥도 없는 정치지망생들이 권력자에게 아부를 하는 현실세태에 기반을 두고 안현에 대하여 쓰고 있다. 

또한 작가가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강사들이 교수가 되기 위하여 그들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보고 그것에 착안하여 쓴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론은 치정살인으로 맺고 있다.

다소 상투적인 결론이지만 그 과정에서 추리가 돋보인다.

특히 고려라는 장소에 국한하지 않고 원나라, 몽골 등까지 확대하여 전개하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또한 공녀로 가서 원나라 순제의 황후가 된 기황후의 경우에 착안하여 안현의 처가 몽골의 권력자의 부인이 된 것으로 설정한 것 같다.

이 밖에도 많은 역사지식을 동원해서 줄거리를 전개시키고 있다.

 

예술적인 문학성 보다 대중성이 좀더 강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읽으면 쉽게 놓지 못할 정도로 재미가 있다.

이 소설은 2000년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단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