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13

구로자와 영화 '꿈': 장자 호접몽과 고흐의 만남

영상미의 절정으로서 구로자와 감독의 영화 꿈은 8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이다. 제3편에서 한 병사가 자신이 속한 군대를 만났는데 그 소대장으로부터 이미 사망했고 지금 그의 모습은 사후 유령이라는 답을 듣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어머니가 만들어 주었던 떡을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은 장자가 꿈에서 호랑나비가 되었는지 호랑나비의 꿈에서 장자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을 연상케 한다. 태평양전쟁으로 인한 한 병사의 고통이 죽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구로자와의 사회비판이 적나라하게 나타난 것이다. 제5편에서 화자인 나는 밀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고흐를 만나서 그에게 질문하지만 고흐로부터 귀찮다는 답변을 듣는다.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고흐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 것인데 구..

영화평론 2022.05.15

비주류들의 치열한 삶: 영화 미나리와 기생충

미나리와 기생충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 인생들의 치열한 삶을 다루었다는 것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기생충은 한국의 실업자 가족을 다루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또한 미나리는 이민자를, 기생충은 실업자 가족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민자와 실업자는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그 주제는 보편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세계인이 공감하였으므로 기생충은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상을 휩쓸었고, 미나리 역시 기대된다. 다만 미나리는 자신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려했으나 기생충은 불평등한 사회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화재로 인하여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음식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하찮은 외할머니의 미나리 때문에 희망의 싹이 보인다. 하지..

영화평론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