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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보석이 아닌 진짜 보석 손흥민의 킬패스 기적: 포르투갈전 역전승

전반 5분경 골을 먹었을 때 이미 졌다는 생각을 대다수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동점골은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게 해주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한국 보다 한 수 위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경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넣은 킬패스를 황희찬이 받아 역전골을 넣은 것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얼굴부상과 그 동안 기대에 못미치는 경기로 인하여 혹시나 깨진 보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 킬패스는 진짜 보석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 장면은 호날두를 롤모델로 하는 손날두가 진짜 호날두를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오히려 호날두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어이없는 슈팅을 하여 한국팀을 도와주었다. 이제 더..

축구 2022.12.03

공중볼 남발이 문제: 우루과이전 무승부

우루과이와의 0-0 무승부는 좋은 결과이긴 하지만 공격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전체적으로 미드필더에게 패스하는 것을 생략한 채 공중볼을 지나치게 남발한 것이 문제이다. 우루과이의 미드필더들이 세계최고의 수준을 감안해서 벤투 감독이 그렇게 전술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을 직접 상대하는 것 보다 공중볼로 상대하는 것이 무승부의 지름길로 본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전술은 슛팅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다행히 골키퍼 김승규와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들의 선방으로 인하여 무승부를 만들어 냈다. 특히 공수전환이 빨랐다는 것도 무승부의 원인이었다. 또한 골대를 두 번이나 맞춘 우루과이 선수들의 불운도 한몫했다. 그러나 마냥 운에 맡길 수는 없다. 축구란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축구 2022.11.25

구로자와 영화 '꿈': 장자 호접몽과 고흐의 만남

영상미의 절정으로서 구로자와 감독의 영화 꿈은 8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이다. 제3편에서 한 병사가 자신이 속한 군대를 만났는데 그 소대장으로부터 이미 사망했고 지금 그의 모습은 사후 유령이라는 답을 듣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어머니가 만들어 주었던 떡을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은 장자가 꿈에서 호랑나비가 되었는지 호랑나비의 꿈에서 장자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을 연상케 한다. 태평양전쟁으로 인한 한 병사의 고통이 죽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구로자와의 사회비판이 적나라하게 나타난 것이다. 제5편에서 화자인 나는 밀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고흐를 만나서 그에게 질문하지만 고흐로부터 귀찮다는 답변을 듣는다.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고흐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 것인데 구..

영화평론 2022.05.15